Most Loved Brand in Korea
[2021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20개 분야 238개 부문 16세 이상 남녀 2만4867명 참여
소비자 조사와 함께 전문가 심사 통해 선정
지난 4월 미국 소더비 경매에서는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가 180만 달러(약 20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역대 운동화 경매 최고가로 기록된 이 운동화는 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2008년 나이키와 최초로 협업해 만든 ‘에어 이지1 프로토타입’이다. 당시 웨스트는 이 신발을 신고 그래미 시상식에서 두 곡의 무대를 펼쳤다. 두 번째 경매 최고가는 나이키의 ‘에어 조던1 하이스’다.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서 61만 달러(약 6억8814만원)에 낙착된 운동화로,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인 마이클 조던이 1985년 경기에서 신었다.
나이키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운동화가 된 이유는 유명인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서다. 아디다스에 뒤처졌던 1984년, 나이키는 NBA 신인이었던 마이클 조던과 함께 ‘에어 조던’ 농구화를 만들었다. 이후 조던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고, 8억 달러(약 900억원) 규모였던 나이키의 연 매출은 80년대 말 40억달러(약 4조500억원)로 뛰었다.
나이키의 명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올해 영국 컨설팅 회사 브랜드 파이낸스가 선정한 패션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나이키는 구찌·루이비통 등의 명품을 누르고 7년째 1위를 차지했다. 높은 브랜드력 덕에 아마존과 같은 대형 유통사에 기대지 않고 직접 제품을 팔 정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4.4% 감소한 가운데에도, 온라인 직접 판매(DTC)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브랜드 가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요소다. 강력한 브랜드를 지닌 조직은 위기에도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조직은 시대 변화의 흔들리고 무너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쇼핑이 확산하면서 브랜드 가치는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선비즈가 매년 선정하는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이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조선일보, TV조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브랜드 대상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올해 브랜드 대상 선정에는 2만 명이 넘는 소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가구와 가전, 교육, 금융, 지방자치단체 등 20개 분야 238개 부문에 대한 사전 조사를 거쳐 소비자 조사가 진행됐다. 지난 1월 11일부터 13일간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는 대한민국 거주 만 16세 이상 남녀 2만4867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브랜드 사랑 지수(KBL-I·Korea Brand Love Index)’를 산출하는 자료로 사용했다. 700점 만점의 KBL-I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호감도, 구매경험, 만족도, 신뢰도, 충성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인지도는 소비자가 얼마나 쉽게 브랜드를 떠올리는지, 호감도는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도를 나타낸다. 구매경험은 실제로 브랜드를 구매했는지를 살펴보는 항목이며, 만족도는 브랜드를 사용해본 후의 느낌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로 이어진다. 충성도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지를 가늠해 보는 지표다.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는 이렇게 산출된 KBL-I에 전문가 점수 300점을 더해 산정했다. 전문가 심사는 브랜드 경영과 소비자 경영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총 39개 브랜드가 ’2021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으로 나선 임영균 광운대 명예교수는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이들의 선도적 마케팅 전략을 소개함으로써 미래 우리 경제의 성장 귀감으로 삼기 위해 이번 수상 심사를 진행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급증한 지금은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어떤 얘기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keys@chosunbiz.com]